근래 유행한 의학 드라마들을 보면 긴박한 수술마다 신기한 시스템이 등장한다. 각자 다른 곳에 자리한 의사들이 수술 현장을 생중계로 보면서 집도의와 대화하는 모습이 바로 그것. 희귀 수술은 ‘라이브써저리’라 해서 집도의가 직접 컨퍼런스 룸에 모인 사람들에게 영상과 소리로 설명하며 진행하기도 한다. 물론, 집도의는 컨퍼런스 룸이 아니라 수술실 안에 있다.
드라마 ‘하얀거탑’의 한 장면. 대형 병원의 UC 도입도 늘고 있다.
이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UC(Unified Communication : 통합커뮤니케이션)’를 응용한 것이다. 사람 대 사람의 의사소통에 있어서 위치의 장벽을 허문다는 이 UC가 실생활에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시간과 장소 제약이 없는 대화
UC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영상회의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물론, 이렇게만 설명하기에는 관련 기업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UC는 복잡한 첨단 시스템이지만, 영상회의로만 연상되는 것도 사실.
UC는 아무리 먼 거리에 있는 사람과의 대화도 높은 화질과 소리로 지원한다.
단, 수년 전부터 해왔던 ‘화상채팅’ 정도를 지금의 UC로 인식하는 것은 금물이다. UC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을 옆에 옮겨 놓은 듯 화질과 소리의 질이 높다. 영상이나 소리가 멈추거나 늘어지는 현상은 UC에게 ‘방송사고’ 격이다.
기술적 원리로 보면 우리가 사용하는 핸드폰, 집전화, 이메일. 메신저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한 것이다. 대화 도중 파일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음은 보너스.
시간과 돈을 아낄 수 있다
이런 UC의 가장 큰 매력은 돈과 시간 절약에 있다. 알려진 바로는 UC를 도입한 기업들은 평균 25~35% 정도 시간을 절약한다고 한다. 특히 이동시간을 줄일수록 큰돈이 절약되는 기업 중진들이라면 UC의 활용가치가 더 높다.
여러 사람이 참석하는 회의도 UC로 지원할 수 있어서 기업 중역들에게 인기가 높다.
(사진제공 : 시스코)
쉽게 생각해서 전국 각지에 위치한 A란 회사 중역들이 회의를 위해 서울에 모인다면, 왕복 이동시간이 개인별로 10시간을 넘길 수도 있다. 10명이 모인다면 A사는 100시간을 길에 버리는 것이다. 혹, 이들이 모두 서울에 있다 해도 길게 잡아 왕복 2시간은 걸린다.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면 업무 효율화는 당연한 결과.
시스코 존 챔버스 회장이 인도에 위치한 임원을 UC상에서 만나고 있다. 두 사람은 실제 8,000마일 이상 떨어진 곳에 있다. 단, 이 정도 비디오 영사 기술은 아직 상용화 전이다.
UC는 이런 시간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UC가 있다면 A사 중역들은 각자 사무실에서도 서로를 마주하며 회의할 수 있다. 물론, 오늘날의 첨단 UC가 아니어도 이런 영상회의가 가능한 시스템은 있다. 하지만 앞서 설명처럼 서비스 질에서 UC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에 비즈니스 환경에 들어 맞는 것이다.
이런 우수한 기능 때문에 도입 비용은 상당히 비싼 편이지만, ROI만 낼 수 있다면 고려해 볼만 하다. 요즘은 서비스 형태나 제품 종류도 늘어나 업무 특성에 맞춤화 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평상시 업무는 1:1 대화 솔루션을, 중역 회의는 프리젠테이션용 대형 시스템 룸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미 세계 유수 기업들은 앞다퉈 UC를 도입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SK C&C, 롯데정보통신 등 여러 사례가 생기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 UC 시장 「혈투」
한편, UC 프로바이더는 애플리케이션과 장비 중 어떤 것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대표적으로 선자는 MS와 IBM, 후자는 시스코, 노텔, 어바이어 등이 있다.
대략적인 구도를 보면 MS와 IBM이 UC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 1:1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이들에게 들어갈 장비 경쟁이 물밑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MS-노텔’, ‘IBM-시스코’ 진영으로 나뉘던 판도는 현재 상당히 복잡해졌다. 서로 협력사를 계속해서 바꿀 가능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MS가 SK C&C의 UC 구축을 노텔이 아니라 시스코와 함께한 것을 들 수 있다.
앞으로도 이들 기업은 이득을 위해서 언제든 전략을 변경할 태세를 갖추고 있어, UC 시장 판도는 더 예측하기 힘들어졌다. 게다가 MS는 이제 자체 장비까지 개발하기 시작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참고로 MS 빌게이츠나 시스코 존 챔버스 등 수장들은 모두 UC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지목했다. @
김태정 기자 ( ZDNet Kore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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